[부자동네타임즈=이병도 기자] 8월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전건 송치 대상 7대 범죄 사건 피해자가 면담을 신청하면 검사는 의견을 최대한 들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전건 송치는 경찰이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모두 공소청 검사에게 넘기는 절차이다. 그 대상인 7대 범죄는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 범죄 등으로 규정됐다.
7대 범죄에 한정해 검사 면담과 전건 송치를 가능하도록 한 건 피해자 및 여성 단체들의 들끓는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달 검사의 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과 관련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최대 피해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월 7대 범죄에 한정한 전건 송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수사기관이 7대 범죄 사건을 모두 수사한 뒤 공소청으로 넘긴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입법은 이르면 9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건 송치는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까지 운영되던 제도이다. 당시에는 경찰이 1차 수사를 마친 모든 사건을 검찰이 넘겨받아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보내지 않고 자체 종결하는 불송치 권한을 갖게 됐다.
지금도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무혐의 처분 등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하면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넘겨 검사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이의신청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법률 조력이 필요할 때가 많아 비용을 들여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한해 전건 송치를 추진하는 건 이처럼 스스로 이의신청을 하기 어려운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어떤 사건을 전건 송치 대상으로 볼 것인지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게 과제로 꼽힌다. 만약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은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도 검사가 다시 살펴볼 수 있다.

경찰청 로고와 표지판 /연합뉴스
반면 교제폭력 사건에 대해 경찰이 폭행이나 상해죄를 적용해 불송치하면 피해자가 직접 이의신청을 해야 공소청 검사의 판단을 재차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학대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폭행죄만을 적용해 불송치하면 피해자가 이의제기 과정을 밟아야 한다.
장애인권법센터 대표인 김예원 변호사는 “수사관이 어떤 법률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노인을 위협하고 재산을 빼앗은 사건도 (수사관이) 노인 학대로 보면 전건 송치되지만, 공갈이나 강요로 보면 전건 송치 대상에서 빠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전건 송치 대상을 사건에 적용한 죄명을 기준으로 할지, 피해자의 특성이나 범죄 유형을 기준으로 할지 입법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형사사건을 주로 맡아 온 한 변호사는 “어떤 사건이 전건 송치 대상인지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전건 송치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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