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이현석 기자] 네팔에서 일어난 홍수로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끊기고 10명이 고립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네팔 관광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8월26일(현지시간) 현재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외국인 291명 등 여행객 384명이 실종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이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한국남동발전 및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이 연락 두절됐다.
현재 네팔 정부에서 육군과 경찰 등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피해 지역에 파견해 수색·구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네팔 누와코트 지역의 트리슐리 바자르에서 돌발 홍수가 발생한 후 8월26일(현지시간) 강변을 따라 주택들이 흙탕물에 일부 침수돼 있다. 이날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을 휩쓴 대규모 홍수로 도로와 전력 인프라가 파손됐다. AFP 연합뉴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인 10명은 현지에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며, 네팔 정부는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를 보냈다. 주네팔 한국 대사관은 사건 인지 직후 네팔 정부 측에 한국인 8명의 연락 두절 사실을 통보하면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색·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영사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정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이날 밤 회의를 개최한다.
외교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총력 대응 지시에 따라 외교부·소방청·경찰
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 대응팀을 최단 시간 내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실종 보고를 받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네팔 정부 및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실종자 가족 지원과 현장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며 추가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 공사를 수행 중인 네팔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은 총 20명이다. 이 가운데 재해 당시 현장에 있던 15명 중 5명이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사태 발생 후 연락이 두절된 직원의 가족에게도 신속히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다”며 “관계 당국 및 사업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를 지원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 70km에 위치한 트리슐리 강에 216메가와트(MW) 규모로 건설 중이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건설과 터빈, 발전기 등 주요 기자재 제작·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남동발전도 현지 파견 직원 총 7명 중 수도 카트만두 현지 법인 인원을 제외한 현장 건설 관리 인력 3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해외 사업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락 시도와 함께 매뉴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 당국 "홍수로 여행객 384명 실종…외국인 291명 포함"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8월26일 일어난 홍수로 여행객 384명이 실종됐다고 네팔 관광청이 밝혔다. 네팔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네팔 관광청은 라수와 지역 보테 코시 강 인근에서 갑작스럽게 홍수가 발생해 외국인 291명과 네팔인 93명 등 384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관광청이 발표한 수치는 10개 여행사에서 제공한 정보를 종합한 것으로, 실종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관광청이 배부한 자료에 따르면 실종자 중 105명은 인도 국적이다. 해외거주 인도인(人)도 37명이 실종됐다. 말레이시아 국적자 17명, 영국 국적자 12명,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자 4명, 미국 국적자 3명도 실종 명단에 올랐다. 111명의 국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네팔 뉴스는 이번 홍수로 최소 17명이 사망했고, 경찰관 2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육군과 경찰 등을 투입해 매몰자 등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구조한 부상자를 수도 카트만두로 후송하고 있다. 사고 지역은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곳으로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중국 티베트 자치구 국경 지역이다.

8월26일 네팔 라수와 지역 보테 코시강 인근에서 발생한 홍수로 건물들이 토사에 매몰됐다. 고지대로 대피한 주민들이 매몰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라수와 지역 일대는 높고 가파른 산악 지형과 급류로 수력발전 요충지인 동시에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위험 지역이다. 히말라야, 카라코람, 힌두쿠시 등 세계에서 손꼽는 거대 산맥이 이 지역에 모여있어 낙차가 크고, 빙하 융설수(눈과 빙하가 녹은 물)로 인해 사계절 유량이 풍부한 곳이다. 수직에 가까운 암벽 절벽과 V자 협곡이 이 강을 끼고 수십 킬로미터씩 이어진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곳에 수력발전소를 건설 및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유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해발 4000m 이상 고산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고여있던 빙하호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와 수백만톤의 토사와 물이 순식간에 하류로 쏟아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큰 비가 오는 등의 징후가 없이 벌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름철 몬순(계절풍) 집중호우가 맞물리는 경우 급류와 대규모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25년 7월에도 인근 티베트 측 푸루구 빙하에 형성되었던 빙하호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면서 약 3.5m 높이의 거대한 토사류가 이 지역 보테 코시 강을 덮쳐 최소 9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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